[아하, 경제] 기준금리, 높을 수도 낮을 수도…나라마다 ‘오르락 내리락’

한국은행 전경. (저작권 본사 소유,디지털금융신문) 

🏦 올해 말 2.5% 기록한 우리나라 금리, 한 때는 25%가 넘었다고? 

우리나라에 한국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는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라는 것을 주기적으로 설정해 발표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데요, 이를 위한 회의는 이 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라는 곳에서 정합니다. 1년에 8번의 회의를 하는데, 올해는 지난달인 11월 26일에 제8차 회의까지 모두 끝났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우리나라의 올해 최종 금리가 2.5%로 동결됐죠. 1월 3.0%로 출발한 기준금리는 2월 2.75%로, 5월에 2.5%로 인하된 뒤에 오르내린 적이 없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경제 개발에 따른 성장이 한창이던 1990년대에는 금리자유화를 시행하면서 10% 중후반에서 20%대를 오락가락하는 이른바 콜금리를 운용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15% 대의 시중금리는 오히려 저금리에 속했었죠. 그러다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직후인 1998년 1월에 역사상 가장 높다는 25.63%를 기록한 이래 5월 18.45%, 9월 9.5%로 10% 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1999년부터 기준금리 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한 2008년까지 금리(콜금리 목표치)는 3~5%대를 오르내렸을 뿐, 10% 내외로 높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쯤 되면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깁니다.

🪙 금리 10% 이상인 나라가 아직도 있나요? 그럼요, 당연하죠. 

금리가 높고 낮다는 사실은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초고금리 국가는 일반적으로 투자하기에 까다롭거나 위험하다는 점은 맞습니다. 한국도 초고금리였을 당시는 투자금인 외화가 해외로 상당 부분 유출되었을 때라는 점을 상기해 볼 수 있습니다. 

은행 금리가 10%인 나라, 또 10%를 훌쩍 넘겨 30~50%의 초고금리를 운용하는 국가들이 실제로 있습니다. 여기에 투자하면 아마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 그다지 경제가 탄탄해지지 않았거나 아주 최근에 심각한 경제 몰락을 경험한 나라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곳에 투자는 극히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은행 기준 금리의 수십 배에 달하는 투자처의 기대 수익 광고는 사기나 도박에 해당한다는 점을 경고하듯이 말이죠. 

각국의 기준금리는 국가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통화 가치 안정성, 경제 위기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고 때로는 극단적입니다. 세계에서 금리가 높은 국가 5곳, 그리고 낮은 국가 5곳을 꼽아 봅시다. 

📈 20~50% 이상의 초고금리를 유지 중인 주요 국가
전 세계 기준금리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레이딩이코노믹스(Trading Economics) 및 지오팩트북(Geo Factbook) 등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국가들이 대표적인 고금리 국가입니다.
순위국가기준금리 (연율)주요 원인 및 경제 상황
1위베네수엘라 약 58.66%만성적인 초인플레이션과 극심한 경제난으로 50%대 고수
2위튀르키예 약 38.00%50%대를 유지하다가 물가 둔화에 맞춰 긴축 정책으로 전격 인하 
3위아르헨티나 약 29.00%살인적인 물가상승률 및 페소화 폭락 방어를 위해 초긴축 정책
4위나이지리아 약 26.50%서아프리카 지역의 높은 인플레이션 압박, 외화 유출 방지 위해 인상 
5위말라위 약 24.00%외환 부족 및 통화 가치 불안정 방어를 위해 
이외에 10% 이상의 고금리를 운용하는 국가는 러시아와 브라질, 콜롬비아 등이 있습니다. 물가 통제나 국제 경제 제재에 대응하는 등 다양한 각국의 필요에 의해 이같은 기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 왜 이렇게 금리가 높은가요? (초고금리의 이면)
겉으로 보기에는 "저 나라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엄청나게 많이 받겠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경제적 리스크가 숨어 있습니다.
  • 살인적인 물가상승률 (인플레이션): 금리가 30%인 나라에서는 물가도 30% 이상 치솟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은행에 돈을 넣어 이자를 받아도 실제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의 가치(실질 구매력)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 통화 가치 폭락 (환차손 위험): 이들 국가는 자국 화폐 가치가 매일같이 떨어지는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이 나라 통화로 환전해 예금했다가는, 나중에 이자를 합친 금액보다 자국 화폐 가치가 더 많이 떨어져 원화로 바꿨을 때 오히려 큰 손해(환차손)를 입게 됩니다.
  • 뱅크런 및 디폴트 위험: 경제 구조가 취약하여 은행이 파산하거나 국가가 부도(모라토리엄/디폴트)를 선언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초고금리는 자국민들이 돈을 은행 밖으로 빼내거나 다른 나라 돈(미국 달러 등)으로 바꾸는 것을 막기 위한 중앙은행의 필사적인 방어 조치로 이해해야 합니다.

⚠️ 1. 초고금리 기조 속 금융 리스크를 겪는 실제 국가들
①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물가 폭등) : 베네수엘라, 수단
  •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100%를 넘어선 지가 오래 됐고, 올해 최대치는 비공식이지만 400%대 후반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돈의 가치가 매일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에 은행 금리가 50%가 넘고 100%가 되더라도 실질 자산 가치는 매년 마이너스가 되며, 마트에서 빵 한 조각을 사기 위해 자루나 손수레에 돈을 가져가야 하는 경제적 재앙을 겪고 있습니다. 
② 극심한 환차손 위험 (자국 화폐 가치 폭락) : 나이지리아, 튀르키예
  • 나이지리아의 나이라(Naira)화는 달러화 대비 가치가 수년 만에 70% 넘게 폭락했습니다. 튀르키예 또한 리라화 가치 폭락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30% 넘게 올렸습니다. 만약 외국인이 튀르키예 은행에 예금하여 30%의 이자를 받았더라도, 그사이 리라화 환율이 달러나 원화 대비 40% 폭락한다면 원금 기준으로는 오히려 큰 환차손(손실)을 보게 됩니다.
③ 뱅크런 및 디폴트 위험 (국가 부도 및 은행 마비):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 아르헨티나는 고질적인 달러 부족으로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에 의존하며 상시적인 디폴트(국가부도) 위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국가 신용이 바닥을 치면 국민들은 은행을 믿지 못해 자국 화폐를 달러로 바꾸기 위해 은행으로 달려가 예금을 강제로 인출하는 뱅크런(Bank run)이 발생합니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계좌 인출을 동결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하기도 합니다.

📉 2. 정책적으로 0%~2%대 초저금리 유지하는 국가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국가들은 금융 시스템이 안정적이고 물가가 비교적 통제 범위에 있거나, 반대로 경기 침체를 막고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낮은 금리 정책을 펼치는 나라도 있습니다. 스위스와 피지,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이 대표적입니다. 캐나다, 스웨덴, 유럽과 중국, 우리나라도 3%대 내외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그다지 높지 않은 수준의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점을 볼 때 20%를 훌쩍 넘긴 고금리 국가의 '높은 이자율'은 국민의 부유함의 증거가 아닙니다. 오히려 "제발 우리 화폐를 버리지 말아달라"는 경제적 비명에 가깝습니다. 반면 저금리 국가들은 자국 화폐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물가가 안정되어 있어 금리를 낮춰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적 여유가 있는 국가들입니다.

순위국가기준금리 (연율)주요 원인 및 경제 상황
1위스위스 0.00%세계 최고 안전자산국. 디플레이션 우려 프랑화 상승 방어 위해 초저금리 고수.
2위피지0.25%관광업 회복과 금융업 발전을 위해 스위스와 함께 글로벌 최저 수준 도입.
3위일본0.20% ~ 0.50%수십 년간 마이너스금리 유지하다 최근 인상했으나, 여전히 글로벌 최저수준 유지.
4위태국1.25% ~ 1.50%동남아국가 중 물가 가장 안정적, 관광 및 내수 경기 부양 위한 저금리 유지.
5위싱가포르 1.30% ~ 1.50%금리 아닌 '환율'로 통화 정책 조절, 금융 안정성 덕에 시장 금리 매우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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